[UFC 28: High Stakes] 통합 규칙의 서막과 UFC 헤비급 타이틀의 귀환
1. UFC 전환기의 중요한 이정표
2000년 11월 17일, 뉴저지 주 애틀랜틱 시티의 마크 G. 에테스 아레나(Mark G. Etess Arena)에서 ‘UFC 28: 하이 스테이크스’(High Stakes) 이벤트가 개최되었다. 이 대회는 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UFC)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에 열린 대회였다. ‘하이 스테이크스’라는 부제처럼, 당시 MMA의 주류화와 표준화를 위한 매우 중대한 이해관계가 걸린 무대였다.
UFC 28은 뉴저지 주 체육 위원회(New Jersey State Athletic Control Board, NJSACB)의 공식적인 승인을 받은 첫 번째 UFC 대회였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매우 깊다. 이 승인은 훗날 MMA의 전 세계적인 표준으로 자리 잡을 ‘통합 경기 규칙(Unified Rules of Mixed Martial Arts)’의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전 헤비급 챔피언 랜디 커투어(Randy Couture)가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 옥타곤으로 돌아왔다는 점에서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 대회 개요 : 뉴저지에서 펼쳐진 격투의 밤
이 대회는 당시 UFC의 모회사인 SEG(Semaphore Entertainment Group)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몇 달 뒤 UFC를 조 파(Zuffa)에 매각하게 되는 배경을 가지고 있었다.
- 대회명 : ‘UFC 28: 하이 스테이크스’(UFC 28: High Stakes)
- 일시 : 2000년 11월 17일
- 장소 : 뉴저지 주 애틀랜틱 시티 마크 G. 에테스 아레나(Mark G. Etess Arena, Atlantic City, New Jersey)
UFC 28은 매진을 기록했지만, 페이퍼뷰(pay-per-view) 시청률은 저조했다. 이는 UFC 28이 홈 비디오나 DVD로 출시되지 못한 6번째 연속 UFC 대회이기도 했다. SEG는 파산 직전이었고, UFC 28은 SEG가 미국에서 개최한 마지막 UFC 대회였다. 이후 UFC 29가 일본에서 개최된 후, SEG는 UFC를 조 파에 매각하게 된다.
3. 역사적 의미 : UFC와 통일된 규칙의 서막
UFC 28은 MMA 역사의 흐름을 바꾼 중요한 대회로 평가받는다. 그 핵심에는 뉴저지 주 체육 위원회(NJSACB)의 승인과 '통합 경기 규칙'의 태동이 있다.
1) 뉴저지 주 체육 위원회의 승인
2000년 9월, NJSACB는 MMA 프로모터들이 주에서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 시작했다. UFC 28은 이러한 변화에 따라 NJSACB의 공식 승인을 받은 첫 번째 UFC 대회였다. 이는 당시 ‘노 홀즈 바드’(No Holds Barred)로 비판받던 UFC가 제도권으로 진입하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음을 의미한다. 뉴저지 주의 승인은 다른 미국 주들에서도 MMA를 합법화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 ‘통합 경기 규칙(Unified Rules of Mixed Martial Arts)’의 초석
NJSACB는 이 승인된 이벤트들을 관찰한 후, 2001년 4월에 자체적인 공식 규칙과 규정을 수립했다. 이 규칙들은 ‘통합 경기 규칙’으로 불리게 되었으며, 이후 북미 전역의 프로 MMA에 대한 사실상의 규칙으로 자리 잡았다. UFC 28은 이 통합 규칙이 구체화되기 전, 그 필요성과 방향성을 제시한 중요한 시험대 역할을 했다. 이는 무질서했던 격투기에 질서를 부여하는 중대한 전환점이었다.
UFC 28은 새로운 규정들이 적용된 대회이기도 했다.
- 의무 복장 : 경쟁자들은 반드시 트렁크와 글러브를 착용해야 했다. 그 외의 복장은 허용되지 않았다. 이는 선수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경기의 가시성을 높이기 위한 변화였다.
- 엄격한 체급 도입 : 엄격한 체급 규정이 도입되면서 UFC 28에서는 유례없는 경기가 성사되었다. 조쉬 바넷(Josh Barnett)과 겐 맥기(Gan McGee) 간의 경기가 역사상 유일한 UFC 슈퍼 헤비급 경기가 되었다. (참고 : UFC 밴텀급 경기는 UFC 26에서 이미 진행된 바 있다)
4. 메인 경기(Main Card)
1) UFC 헤비급 챔피언십 : 랜디 커투어 vs 케빈 랜들맨
- [승] 랜디 커투어(Randy Couture)
- [패] 케빈 랜들맨(Kevin Randleman)
- 결과 : 펀치에 의한 TKO
- 라운드 및 시간 : 3라운드 4분 13초
- 설명 : 3라운드 4분 13초에 펀치 TKO로 랜디 커투어(Randy Couture)가 승리하며 케빈 랜들맨(Kevin Randleman)으로부터 헤비급 타이틀을 다시 찾아왔다. 커투어는 1998년 타이틀을 반납하고 레슬링 경기에 복귀했으며 계약 분쟁을 겪기도 했다. 그의 복귀와 타이틀 재탈환은 당시 UFC 헤비급 디비전의 스토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2) 헤비급 : 레나토 소브랄 vs 모리스 스미스
- [승] 레나토 소브랄(Renato “Babalu” Sobral)
- [패] 모리스 스미스 (Maurice Smith)
- 결과 : 다수 판정승
- 라운드 및 시간 : 3라운드 5분 00초
- 설명 : 브라질 파이터 레나토 “바발루” 소브랄(Renato “Babalu” Sobral)은 전 UFC 헤비급 챔피언 모리스 스미스(Maurice Smith)를 상대로 다수 판정승을 거두었다. 소브랄은 이 승리로 UFC 무대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3) 슈퍼 헤비급 : 조쉬 바넷 vs 겐 맥기
- [승] 조쉬 바넷(Josh Barnett)
- [패] 겐 맥기(Gan McGee)
- 결과 : 펀치에 의한 TKO
- 라운드 및 시간 : 2라운드 4분 34초
- 설명 : 이 경기는 UFC 역사상 처음이자 유일하게 치러진 슈퍼 헤비급 경기였다. 조쉬 바넷(Josh Barnett)은 겐 맥기(Gan McGee)를 펀치 TKO로 물리치고 UFC에 강렬한 데뷔를 알렸다.
4) 헤비급 : 안드레이 알롭스키 vs 아론 브링크
- [승] 안드레이 알롭스키(Andrei Arlovski)
- [패] 아론 브링크(Aaron Brink)
- 결과 : 암바에 의한 서브미션
- 라운드 및 시간 : 1라운드 0분 55초
- 설명 : 훗날 UFC 헤비급 챔피언이 될 ‘핏불’ 안드레이 알롭스키(Andrei Arlovski)는 UFC 데뷔전에서 아론 브링크(Aaron Brink)를 상대로 1라운드에 암바 서브미션 승리를 거두며 자신의 기량을 선보였다.
5) 밴텀급 : 젠스 펄버 vs 존 루이스
- [승] 젠스 펄버(Jens Pulver)
- [패] 존 루이스(John Lewis)
- 결과 : 펀치에 의한 KO
- 라운드 및 시간 : 1라운드 0분 15초
- 설명 : 훗날 UFC 라이트급 챔피언이 될 젠스 펄버(Jens Pulver)는 존 루이스(John Lewis)를 상대로 1라운드 단 15초 만에 강력한 펀치 KO 승을 거두었다. 그의 강력한 타격과 스피드를 보여준 경기였다.
5. 프리미너리 카드 : 숨겨진 재능들
1) 미들급 : 마크 휴즈 vs 알렉스 스티블링
- [승] 마크 휴즈(Mark Hughes)
- [패] 알렉스 스티블링(Alex Stiebling)
- 결과 :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
- 라운드 및 시간 : 2라운드 5분 00초
- 설명 : 맷 휴즈(Matt Hughes)의 쌍둥이 형제인 마크 휴즈(Mark Hughes)는 UFC 데뷔전에서 알렉스 스티블링(Alex Stiebling)을 상대로 판정승을 거두었다. 이 경기는 조쉬 바넷과 겐 맥기의 슈퍼 헤비급 경기 이후에 페이퍼뷰로 방송되었다.
2) 라이트급 : 벤 이어우드 vs 크리스 라이틀
- [승] 벤 이어우드(Ben Earwood)
- [패] 크리스 라이틀(Chris Lytle)
- 결과 :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
- 라운드 및 시간 : 2라운드 5분 00초
- 설명 : 벤 이어우드(Ben Earwood)는 UFC 데뷔전에서 크리스 라이틀(Chris Lytle)을 상대로 판정승을 거두었다. 이 경기는 UFC 29에서 방송되었다.
6. UFC 명예의 전당 어워즈 : UFC 28의 빛나는 기록
2011년 10월에 출간된 『UFC 백과사전(UFC Encyclopedia)』에 따르면, UFC 28에서 펼쳐진 몇몇 경기는 특별한 어워즈를 수상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Fight of the Night) : 랜디 커투어 (Randy Couture) vs 케빈 랜들맨 (Kevin Randleman)
- 넉아웃 오브 더 나이트(Knockout of the Night) : 젠스 펄버 (Jens Pulver)
- 서브미션 오브 더 나이트(Submission of the Night) : 안드레이 알롭스키 (Andrei Arlovski)
이러한 선정은 UFC 28이 단순한 대회를 넘어, UFC 역사에 길이 남을 명경기와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배출했음을 증명한다.
7.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알린 UFC 28
‘UFC 28: 하이 스테이크스’는 UFC 역사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되는 대회였다. 뉴저지 주 체육 위원회의 승인은 UFC가 스포츠로서의 제도적 인정을 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이는 훗날 ‘통합 경기 규칙’이라는 MMA의 전 세계적 표준을 만들어내는 초석이 되었다.
랜디 커투어의 극적인 헤비급 타이틀 재탈환과 젠스 펄버, 안드레이 알롭스키 등 훗날 UFC의 얼굴이 될 새로운 스타들의 등장은 이 대회를 더욱 빛나게 했다. 특히 UFC 28은 당시 재정난에 시달리던 SEG가 미국에서 개최한 마지막 UFC 대회였다는 점에서, 옛 시대의 마감과 새로운 시대(Zuffa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처럼 UFC 28은 격투 스포츠의 역사에 길이 남을 명경기와 의미 있는 제도적 변화를 모두 담아낸, 진정한 ‘하이 스테이크스’ 이벤트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UFC 28은 초기 MMA의 무질서를 넘어 주류 스포츠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