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20: Battle for the Gold] 논란의 헤비급 타이틀전과 새로운 챔피언의 탄생
1. 서론 : 헤비급 왕좌를 향한 여정의 대미
1999년 5월 7일, 앨라배마주 버밍햄의 부트웰 오디토리움에서 ‘UFC 20: 배틀 포 더 골드’(UFC 20: Battle for the Gold) 이벤트가 개최되었다. 이 대회는 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UFC)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공석이 된 헤비급 챔피언 자리를 놓고 새로운 주인을 가리는 ‘헤비급 타이틀을 향한 로드(The Road to the Heavyweight Title)’라는 4부작 토너먼트 시리즈의 최종장이었기 때문이다. 랜드 랜디 코투어(Randy Couture)가 계약 분쟁으로 타이틀을 반납한 이후, UFC는 이 시리즈를 통해 강력한 헤비급 파이터들을 경쟁시켜 새로운 챔피언을 가리려 했다.
UFC 20의 메인 이벤트는 바스 루텐(Bas Rutten)과 케빈 랜들맨(Kevin Randleman) 간의 대결로, 논란의 여지가 많은 판정 끝에 루텐이 새로운 UFC 헤비급 챔피언이 되었다. 이 대회는 페이퍼뷰(pay-per-view)로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었으며, 이후 홈 비디오로도 출시되어 팬들에게 다가갔다.
2. 대회 개요 : 격돌의 서막
UFC 20은 UFC 19에 이어 개최되었으며, ‘헤비급 타이틀을 향한 로드’ 시리즈의 중요한 피날레였다.
- 대회명 : UFC 20: 배틀 포 더 골드 (UFC 20: Battle for the Gold)
- 일시 : 1999년 5월 7일
- 장소 : 앨라배마주 버밍햄 부트웰 오디토리움 (Boutwell Auditorium, Birmingham, Alabama)
이 대회는 UFC의 헤비급 디비전에서 가장 중요한 대회 중 하나로, 한 선수가 챔피언 자리를 비우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지난한 과정의 정점이었다. UFC는 이 시리즈를 통해 팬들에게 챔피언이 탄생하는 과정을 직접 지켜볼 기회를 제공하며 타이틀의 권위를 높이고자 했다.
- 심판진 : 공정한 경기를 위한 조율자들
UFC 20에서는 두 명의 베테랑 심판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마리오 야마사키(Mario Yamasaki)와 존 매카시(John McCarthy)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마리오 야마사키는 이번 대회를 통해 UFC 페이퍼뷰 경기에 처음으로 심판으로 데뷔하게 되었다. 두 심판은 UFC 경기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선수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3. 프리미너리 카드 : 대회의 초석을 다지다
- 론 워터맨(Ron Waterman) 대 크리스 콘도(Chris Condo) – 헤비급
- 결과 : 펀치에 의한 TKO
론 워터맨 승
크리스 콘도 패 - 경기 시간 : 0분 28초
- 프리미너리 카드는 메인 카드에 앞서 진행되는 경기들로, 대회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잠재력 있는 신인들이 자신의 기량을 선보일 기회를 제공한다. 워터맨은 콘도를 상대로 매우 빠른 시간 안에 TKO 승을 거두며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4. 메인 이벤트 : 헤비급 챔피언십 – 루텐 vs 랜들맨
- 바스 루텐(Bas Rutten) vs 케빈 랜들맨(Kevin Randleman) – 공석인 UFC 헤비급 챔피언십
- 결과 : 스플릿 판정승
바스 루텐 승
케빈 랜들맨 패 - 경기 시간 : 21분 00초
이 경기는 UFC 헤비급 타이틀이 공석이 된 이후 새로운 챔피언을 가리는 최종 결전이었다. 바스 루텐은 강력한 타격과 서브미션 기술을 겸비한 네덜란드 출신의 파이터였고, 케빈 랜들맨은 레슬링 기반의 파괴적인 그래플러였다. 두 선수의 상반된 스타일은 많은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경기는 치열하게 진행되었다. 랜들맨은 루텐을 상대로 강력한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그라운드에서 상위 포지션을 점유했다. 그러나 루텐은 하위 포지션에서도 공격적인 서브미션 시도와 파운딩을 보여주며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내주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후 심판들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판정 끝에 루텐의 승리를 선언했다. 스플릿 판정(split decision)이었기 때문에 랜들맨 측은 물론 많은 팬들 사이에서 판정 결과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이 판정은 루텐의 챔피언 등극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꼬리표를 달게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UFC 역사상 3대 헤비급 챔피언 중 한 명으로 기록되었다. 루텐은 챔피언 등극 후 부상으로 타이틀을 반납해야 했지만, 그의 챔피언 기간은 UFC 헤비급 디비전의 중요한 시기로 기억된다.
5. 주요 대진 분석 : ‘배틀 포 더 골드’의 주역들
1) 페드로 리조(Pedro Rizzo) 대 트라 텔리그만(Tra Telligman) – 헤비급
- 결과 : 펀치에 의한 KO
페드로 리조 승
트라 텔리그만 패 - 경기 시간 : 4분 30초
- 이 경기는 ‘UFC 백과사전(UFC Encyclopedia)’에서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Fight of the Night)’로 선정될 만큼 인상적인 경기였다. 리조는 강력한 킥복싱 기술을 자랑하는 타격가였고, 텔리그만은 맷집 좋은 베테랑이었다. 리조는 경기 초반부터 텔리그만에게 압박을 가했고, 강력한 펀치로 KO 승리를 거두며 자신의 파괴력을 입증했다. 이 승리로 리조는 헤비급 컨텐더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2) 피트 윌리엄스(Pete Williams) vs 트래비스 풀턴(Travis Fulton) – 헤비급
- 결과 : 암록에 의한 서브미션
피트 윌리엄스 승
트래비스 풀턴 패 - 경기 시간 : 6분 28초
- 피트 윌리엄스는 서브미션 기술에 능한 선수로, 풀턴을 상대로 뛰어난 그래플링 능력을 선보였다. 특히 그가 풀턴에게 성공시킨 암록(armlock)은 ‘UFC 백과사전’에서 ‘서브미션 오브 더 나이트(Submission of the Night)’로 선정될 만큼 기술적으로 뛰어난 장면이었다. 풀턴은 다양한 MMA 단체에서 수많은 경기를 치른 베테랑이었지만, 윌리엄스의 기술에 무릎을 꿇었다.
3) 반더레이 실바(Wanderlei Silva) vs 토니 페타라(Tony Petarra) – 미들급
- 결과 : 무릎 공격에 의한 KO
반더레이 실바 승
토니 페타라 패 - 경기 시간 : 2분 53초
- 훗날 프라이드(PRIDE FC) 미들급 챔피언이자 ‘도끼 살인마’로 불리며 전설적인 파이터가 되는 반더레이 실바는 UFC 20에서 자신의 파괴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그는 토니 페타라를 상대로 강력한 무릎 공격으로 KO 승을 거두며 ‘UFC 백과사전’에서 ‘넉아웃 오브 더 나이트(Knockout of the Night)’로 선정되었다. 이 경기는 실바의 UFC에서의 첫 KO 승리였으며, 그의 공격적인 스타일과 무릎 공격의 위력을 미리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4) 마르셀로 멜로(Marcelo Mello) vs 데이브 로버츠(Dave Roberts) – 라이트급
- 결과 : 펀치에 의한 TKO
마르셀로 멜로 승
데이브 로버츠 패 - 경기 시간 : 1분 23초
- 멜로는 로버츠를 상대로 빠른 시간 안에 TKO 승을 거두며 라이트급에서의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5) 라번 클라크(LaVerne Clark) vs 파비아노 이하(Fabiano Iha) – 라이트급
- 결과 : 닥터 스톱에 의한 TKO
라번 클라크 승
파비아노 이하 패 - 경기 시간 : 1분 33초
- 이 경기는 선수 중 한 명의 부상으로 인해 경기가 중단된 ‘닥터 스톱(doctor stoppage)’ TKO 승리였다.
6. UFC 명예의 전당 어워즈: UFC 20의 빛나는 기록
2011년 10월에 출간된 『UFC 백과사전(UFC Encyclopedia)』에 따르면, UFC 20에서 펼쳐진 몇몇 경기는 특별한 어워즈를 수상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Fight of the Night) : 페드로 리조(Pedro Rizzo) vs 트라 텔리그만(Tra Telligman)
- 넉아웃 오브 더 나이트 (Knockout of the Night) : 반더레이 실바(Wanderlei Silva)
- 서브미션 오브 더 나이트 (Submission of the Night) : 피트 윌리엄스(Pete Williams)
이러한 선정은 UFC 20이 단순한 대회를 넘어, UFC 역사에 길이 남을 명경기와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배출했음을 증명한다.
7. 결론 : 헤비급 타이틀의 새로운 시작과 UFC의 성장
UFC 20: 배틀 포 더 골드는 공석이 된 UFC 헤비급 타이틀의 새 주인을 가리는 결정적인 대회였다. 바스 루텐의 논란 많은 스플릿 판정승은 그의 챔피언 등극에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그 과정 자체가 UFC 헤비급 디비전의 권위를 상징하는 한 장면으로 기억된다.
이 대회는 단순히 챔피언을 탄생시키는 것을 넘어, 페드로 리조, 반더레이 실바, 피트 윌리엄스 등 훗날 UFC와 MMA 역사에 한 획을 그을 파이터들의 인상적인 활약을 담아냈다. 특히 반더레이 실바의 강력한 KO 승리는 그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1999년의 UFC는 규제와 싸우며 스포츠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던 과도기에 있었다. UFC 20은 이러한 시기에 팬들에게 높은 수준의 경기와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제공하며 UFC의 성장 동력을 불어넣었다. ‘배틀 포 더 골드’라는 부제처럼, 이 대회는 단순히 금을 향한 싸움이 아니라 UFC 헤비급 디비전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UFC라는 단체가 더 큰 무대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발자취를 남긴 역사적인 이벤트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