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4일 일요일

[1904년 메이저리그] 시즌 심층 분석 : 야구 역사의 미완성 드라마

[1904년 메이저리그] 시즌 심층 분석 : 야구 역사의 미완성 드라마

 

1. 서론 : 메이저리그의 성장통과 비극적인 공백

 
1904년 메이저리그 야구 시즌은 아메리칸 리그가 메이저리그 지위를 획득한 이래 두 번째 시즌이었다. 이 시즌은 흥미로운 페넌트 레이스와 투수들의 경이로운 기록으로 가득했지만, 결국 월드 시리즈(World Series)가 개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야구 역사에 지워지지 않는 아쉬움을 남겼다. 뉴욕 자이언츠의 감독 존 맥그로(John McGraw, 1873~1934)는 아메리칸 리그를 "마이너리그"로 간주하며 월드 시리즈 출전을 거부했고, 이로 인해 메이저리그의 통합 챔피언을 가리는 축제는 다음 해로 미뤄지게 되었다. 이 사건은 현대 월드 시리즈가 어떻게 탄생하고 정착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하는 중요한 배경이 된다.
 
1904년 시즌은 아직 조직적으로 확립되지 않은 메이저리그의 초창기를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시기다. 리그 간의 주도권 다툼과 함께 개인 기록의 비약적인 발전이 공존했던 이 해의 기록들을 통해 우리는 초기 야구의 특징과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전설들의 탄생 과정을 탐색할 수 있다.
 

2. 페넌트 레이스 : 뜨거웠던 리그별 경쟁

 
1904년은 아메리칸 리그와 내셔널 리그 모두에서 치열하고 때로는 압도적인 페넌트 레이스가 펼쳐졌다.
 

1) 아메리칸 리그 : 보스턴 아메리칸스의 극적인 역전극

 
아메리칸 리그의 페넌트 레이스는 시즌 내내 세 팀의 치열한 삼파전으로 진행되었다. 보스턴 아메리칸스(Boston Americans),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Philadelphia Athletics), 그리고 뉴욕 하이랜더스(New York Highlanders, 현 뉴욕 양키스)가 우승을 놓고 경쟁했다. 특히 하이랜더스는 시즌 대부분을 선두에서 보냈으며, 투수 잭 체스브로(Jack Chesbro, 1874~1931)의 경이로운 활약이 그들의 질주를 이끌었다.
 
시즌 마지막까지 승부가 예측 불가능했던 이 레이스는 최종 며칠에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보스턴 아메리칸스는 시즌 막판 스퍼트를 올렸고, 뉴욕 하이랜더스와의 결정적인 마지막 2연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페넌트를 차지했다. 보스턴은 8962패를 기록했고, 하이랜더스는 8666, 애슬레틱스는 8665패로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다. 이 드라마틱한 우승은 보스턴 팬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다.

순위승률게임차홈경기원정경기1903년
시즌성적
1보스턴 아메리칸스
Boston Americans
95590.61749‍–‍3046‍–‍291
2뉴욕 하이랜더스
New York Highlanders
92590.60946‍–‍2946‍–‍304
3시카고 화이트삭스
Chicago White Sox
89650.578650‍–‍2739‍–‍387
4클리블랜드 냅스
Cleveland Naps
86650.5744‍–‍3142‍–‍343
5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Philadelphia Athletics
81700.53612½47‍–‍3134‍–‍392
6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
St. Louis Browns
65870.4282932‍–‍4333‍–‍446
7디트로이트 타이거스
Detroit Tigers
62900.4083234‍–‍4028‍–‍505
8워싱턴 세너터스
Washington Senators
381130.25255½23‍–‍5215‍–‍618
 

2) 내셔널 리그 : 뉴욕 자이언츠의 압도적인 독주

 
내셔널 리그의 페넌트 레이스는 아메리칸 리그와는 달리 한 팀의 압도적인 독주 체제였다. 존 맥그로(John McGraw, 1873~1934) 감독이 이끄는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는 시즌 내내 독보적인 전력을 과시하며 10647패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기록했다. 이는 2위 팀인 시카고 컵스(Chicago Cubs)와 무려 13경기 반 차이가 나는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자이언츠는 투수 크리스티 매튜슨(Christy Mathewson, 1880~1925)의 뛰어난 활약과 강력한 타선을 바탕으로 정규 시즌 내내 상대 팀들을 압도했다. 이들의 압도적인 우승은 그해 월드 시리즈가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자이언츠 팬들에게 더욱 큰 아쉬움을 남겼다.
 
순위승률게임차홈경기원정경기1903년
시즌 성적
1뉴욕 자이언츠
New York Giants
106470.69356‍–‍2650‍–‍212
2시카고 컵스
Chicago Cubs
93600.6081349‍–‍2744‍–‍333
3신시내티 레즈
Cincinnati Reds
88650.5751849‍–‍2739‍–‍384
4피츠버그 파이리츠
Pittsburgh Pirates
87660.5691948‍–‍3039‍–‍361
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St. Louis Cardinals
75790.48731½39‍–‍3636‍–‍438
6브루클린 수퍼바스
Brooklyn Superbas
56970.3665031‍–‍4425‍–‍535
7보스턴 비니터스
Boston Beaneaters
55980.3595134‍–‍4521‍–‍536
8필라델피아 필리스
Philadelphia Phillies
521000.34253½28‍–‍4324‍–‍577

4. 1904년 시즌 선수 성적

 

1) 아메리칸리그 타자 부문


항목선수성적
타율 (AVG)냅 라조이(Nap Lajoie)0.376클리블랜드 (CLE)
OPS냅 라조이(Nap Lajoie)0.959클리블랜드 (CLE)
홈런 (HR)해리 데이비스(Harry Davis)10필라델피아 (PHA)
타점 (RBI)냅 라조이(Nap Lajoie)102클리블랜드 (CLE)
득점 (R)팻시 도허티(Patsy Dougherty)113뉴욕 하이랜더스/보스턴 (NYH/BSA)
안타 (H)냅 라조이(Nap Lajoie)208클리블랜드 (CLE)
도루 (SB)해리 베이(Harry Bay), 엘머 플릭(Elmer Flick)38클리블랜드 (CLE)
 

2) 아메리칸리그 투수 부문

 
항목선수성적
승리 (W)잭 체스브로(Jack Chesbro)41뉴욕 하이랜더스 (NYH)
패배 (L)해피 타운센드(Happy Townsend)26워싱턴 (WSH)
평균자책점 (ERA)애디 조스(Addie Joss)1.59클리블랜드 (CLE)
탈삼진 (K)루브 와델(Rube Waddell)349필라델피아 (PHA)
이닝 (IP)잭 체스브로(Jack Chesbro)454.2뉴욕 하이랜더스 (NYH)
세이브 (SV)케이시 패튼(Casey Patten)3워싱턴 (WSH)
WHIP사이 영(Cy Young)0.937보스턴 (BSA)

3) 내셔널리그 타자 부문

 
항목선수성적
타율 (AVG)호너스 와그너(Honus Wagner)0.349피츠버그 (PIT)
OPS호너스 와그너(Honus Wagner)0.944피츠버그 (PIT)
홈런 (HR)해리 럼리(Harry Lumley)9브루클린 (BKN)
타점 (RBI)빌 달렌(Bill Dahlen)80뉴욕 자이언츠 (NYG)
득점 (R)조지 브라운(George Browne)99피츠버그 (PIT)
안타 (H)진저 보몬트(Ginger Beaumont)185피츠버그 (PIT)
도루 (SB)호너스 와그너(Honus Wagner)53피츠버그 (PIT)

4) 내셔널리그 투수 부문

 
항목선수성적
승리 (W)조 맥기니티 (Joe McGinnity)35뉴욕 자이언츠 (NYG)
패배 (L)빅 윌리스 (Vic Willis)
오스카 존스 (Oscar Jones)
25보스턴 (BSB), 브루클린 (BKN)
평균자책점 (ERA)조 맥기니티 (Joe McGinnity)1.61뉴욕 자이언츠 (NYG)
탈삼진 (K)크리스티 매튜슨 (Christy Mathewson)212뉴욕 자이언츠 (NYG)
이닝 (IP)조 맥기니티 (Joe McGinnity)408뉴욕 자이언츠 (NYG)
세이브 (SV)조 맥기니티 (Joe McGinnity)5뉴욕 자이언츠 (NYG)
WHIP조 맥기니티 (Joe McGinnity)0.963뉴욕 자이언츠 (NYG)

5. 마운드의 전설들 : 투수들의 경이로운 시대

 
1904년은 특히 투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시즌이었다. 기록적인 투구들이 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1) 사이 영(Cy Young)의 완벽한 투구 : 퍼펙트 게임의 탄생

 
보스턴 아메리칸스의 전설적인 투수 사이 영(Cy Young, 1867~1955)1904년 시즌,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록 중 하나인 퍼펙트 게임(Perfect Game)을 달성했다. 55, 홈구장에서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를 상대로 단 한 명의 주자도 루상에 내보내지 않고 경기를 마치는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이 경기는 3-0 승리로 끝났으며,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네 번째 퍼펙트 게임이자 아메리칸 리그에서는 첫 번째 기록이었다. 사이 영은 이 시즌 2616, 1.97의 방어율(ERA)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2) 잭 체스브로(Jack Chesbro)41: 불멸의 기록

 
뉴욕 하이랜더스의 에이스 잭 체스브로(Jack Chesbro, 1874~1931)1904년 시즌 41승을 기록하며 야구 역사상 불멸의 대기록을 세웠다. 이는 20세기 아메리칸 리그 투수 중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으로, 현대 야구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위업이다. 그는 또한 48경기에 선발 등판하여 46번을 완투했고, 39세이브를 기록하며 마운드에서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체스브로의 엄청난 투혼에도 불구하고 하이랜더스는 페넌트 레이스에서 보스턴에게 아쉽게 밀려났지만, 그의 41승 기록은 여전히 깨지지 않는 전설로 남아있다.
 

3) 크리스티 매튜슨(Christy Mathewson)의 위엄 : 내셔널 리그의 지배자

 
뉴욕 자이언츠의 크리스티 매튜슨(Christy Mathewson, 1880~1925) 역시 1904년 시즌 마운드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그는 3312, 1.61의 방어율, 그리고 212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내셔널 리그 투수 부문에서 다승, 방어율, 탈삼진 '트리플 크라운'에 해당하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613일부터 618일까지 무려 19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뛰어난 제구력과 투구 실력을 선보였다. 매튜슨의 활약은 자이언츠가 내셔널 리그를 압도적으로 우승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4) 노히터의 향연 : 세 명의 투수가 위업을 달성하다

 
1904년 시즌에는 세 명의 투수가 노히터(No-hitter)를 기록하며 투수들의 전성시대임을 입증했다.
  • 418,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St. Louis Cardinals)의 제시 태니힐(Jesse Tannehill, 1874~1942)이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노히터를 달성했다.
  • 810, 시카고 컵스(Chicago Cubs)의 밥 위커(Bob Wicker, 1877~1966)가 워싱턴 세너터스(Washington Senators)를 상대로 노히터를 기록했다.
  • 814, 디트로이트 타이거스(Detroit Tigers)의 조지 멀린(George Mullin, 1880~1944)이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를 상대로 노히터를 던졌다. 이러한 기록들은 당시 투수들의 지배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6. 월드 시리즈의 부재 : 맥그로 감독의 아쉬운 결정

 
1904년 시즌의 가장 큰 특징이자 아쉬운 점은 메이저리그의 양대 리그 챔피언이 맞붙는 월드 시리즈가 개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뉴욕 자이언츠의 존 맥그로(John McGraw) 감독은 자신의 팀이 우승하자 "우리는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과 경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아메리칸 리그는 메이저리그가 아니다. 야구에서 인정하는 유일한 메이저리그는 내셔널 리그다"라고 선언하며 월드 시리즈 출전을 거부했다. 이는 1903년 양대 리그 챔피언이 처음으로 월드 시리즈를 치른 이후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이었다. 맥그로는 아메리칸 리그, 특히 뉴욕 하이랜더스(자이언츠의 라이벌 팀)에 대한 깊은 개인적인 앙심을 품고 있었고, 1903년 보스턴 필그림스(Pilgrims)가 파이어니어 월드 시리즈에서 내셔널 리그 챔피언 피츠버그 파이리츠(Pittsburgh Pirates)를 이긴 후의 격노를 표현한 것이기도 했다.
 
이 맥그로의 결정은 당시 야구계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사건은 이후 월드 시리즈가 단순한 친선 경기가 아닌, 의무적인 공식 행사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었다. 1905년에 메이저리그 위원회는 두 리그 챔피언이 매년 월드 시리즈를 치르도록 강제하는 규칙을 제정했다. 이로 인해 존 맥그로의 논란 많았던 결정은 미래의 월드 시리즈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
 

7. 기타 주요 사건 및 기록

 
  • 야구 잡지의 탄생 : 19041, 유명한 베이스볼 매거진(Baseball Magazine)의 첫 호가 발행되었다. 이는 야구 전문 매체의 등장을 알리는 중요한 사건으로, 스포츠가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던 시기였음을 보여준다.
  • 투수들의 등판 횟수 : 당시 투수들의 혹사 수준은 현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잭 체스브로의 41승과 사이 영의 26, 매튜슨의 33승은 투구 수 제한이나 선발 로테이션 개념이 희박했던 당시 야구 환경을 반영한다. 투수 한 명이 팀의 승패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 "죽은 공 시대(Dead-ball era)"의 특징 : 1904년은 소위 '죽은 공 시대'의 절정기였다. 이 시기에는 공의 반발력이 약하고 홈런이 매우 드물었으며, 주로 번트, 도루, 싱글 안타를 이용한 득점 전략이 주를 이루었다. 이는 투수들의 지배력이 강력했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8. 결론 : 아쉬움 속에서 성장한 야구의 전설

 
1904년 메이저리그 야구 시즌은 월드 시리즈의 부재라는 아쉬운 공백을 남겼지만, 그 안에는 야구라는 스포츠의 초창기 매력과 성장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사이 영의 퍼펙트 게임, 잭 체스브로의 41, 크리스티 매튜슨의 압도적인 활약 등 마운드의 전설들은 오늘날까지도 깨지지 않는 기록으로 남아 야구 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존 맥그로 감독의 거만하고 논란 많았던 결정은 비록 당시에는 큰 파장을 일으켰지만, 결과적으로 월드 시리즈라는 위대한 전통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이 시즌은 야구라는 스포츠가 단순히 경기를 넘어선 사회적, 문화적 영향력을 확대해나가던 시기의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메이저리그 야구는 1904년과 같은 초기 시즌들의 시행착오와 성장통을 겪으며 발전해 온 것이다. 비록 우승팀 간의 최종 대결은 없었지만, 1904년 시즌은 그 자체로 흥미진진한 기록과 드라마로 가득 찬, 야구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특별한 해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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