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5년] 내셔널리그(NL) 시즌 : 시카고 화이트스타킹스 우승
1885년은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 해였다. 특히 내셔널리그(National League)는 이 해에 여러 팀 변화와 규칙 개정을 통해 현대 야구의 기틀을 조금씩 다져 나가기 시작했다. 시즌은 4월 30일 시카고 화이트스타킹스(White Stockings)와 세인트루이스 마룬스(Maroons)의 경기로 개막되었으며, 총 112경기의 정규 시즌을 소화하며 10월 10일에 막을 내렸다. 리그 우승은 시카고 화이트스타킹스가 차지했다.
1. 팀 구성과 변화
1884년을 끝으로 단일 시즌만을 운영했던 유니언 어소시에이션(Union Association)이 해체되면서, 그 여파로 몇몇 팀의 이동이 발생했다. 특히 세인트루이스 마룬스는 해체된 유니언 어소시에이션 소속이었지만, 1885년 시즌부터 내셔널리그에 편입되었다. 이로 인해 기존의 클리블랜드 블루스(Cleveland Blues)는 리그에서 사라졌고, 마룬스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또한 뉴욕 고담스(New York Gothams)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던 팀은 이 해를 기점으로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로 팀명을 변경했다. 이 변화는 단순한 명칭의 변경을 넘어, 이후 구단의 정체성과 브랜드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 결정이었다.
2. 시즌 운영과 경기 일정
내셔널리그는 8개 팀이 참여했으며, 각 팀은 다른 7개 팀과 총 16번씩 맞붙는 방식으로 시즌을 구성했다. 이는 각 팀이 112경기를 치르는 일정이며, 1884년에 도입된 시스템이 1885년에도 그대로 유지된 것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이 해를 마지막으로 종료되었고, 1886년부터는 경기 수가 늘어나 보다 확장된 시즌을 운영하게 된다.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는 10월 10일에 열렸고, 당시에는 현대와 달리 포스트시즌의 구조가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즌 우승은 정규 시즌 성적으로 판가름되었다. 단, 이후 아메리칸 어소시에이션 우승 팀과의 챔피언십 시리즈가 진행되기는 했다.
포스트시즌은 10월 14일에 열린 두 번째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World's Championship Series) 1차전을 시작으로 개막하였으며, 10월 24일에 7차전을 끝으로 종료되었다. 이 시리즈는 7전 4선승제로 진행되었으나, 시카고 화이트스타킹스와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는 결국 7경기 끝에 논란 속 무승부로 마무리되었다.
3. 주요 규칙 변화
1885년 내셔널리그에서는 몇 가지 중요한 규칙 개정이 이루어졌다. 먼저, 홈 플레이트의 재질에 변화가 있었다. 이전까지는 주로 목재나 철을 사용했으나, 이 해부터는 대리석(marble)이나 백색 고무(whitened rubber)로도 제작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는 경기의 공정성과 심판 판정의 명확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타자의 입장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배터 박스의 확장이었다. 기존에는 폭이 3피트이고, 홈 플레이트로부터 1피트 떨어진 위치에 설치되었으나, 1885년에는 폭이 4피트로 넓어지고, 홈 플레이트로부터 6인치 떨어진 위치로 조정되었다. 이는 타자에게 보다 안정적인 스탠스를 제공하며 경기의 역동성을 높였다.
또한, 투수의 ‘보크(Balk)’ 규정이 보다 명확하게 정의되었다. 이전에는 단순히 “투수가 투구하려는 동작을 하고 공을 던지지 않으면 보크”라고만 규정되어 있었지만, 1885년부터는 투수가 투구 동작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다가 실제로 공을 던지지 않을 경우 보크로 간주된다는 세부적인 기준이 생겼다.
4. 장비와 선수 권리 변화
이 해는 장비 측면에서도 진전이 있었는데, 포수와 심판이 체스트 프로텍터를 착용하기 시작한 해이기도 하다. 이는 당시 거친 경기 환경 속에서 부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으며, 이후 야구의 필수 장비로 자리 잡게 되었다.
또한, 리그는 선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리저브 룰(Reserve Rule)’ 하의 최소 연봉을 1,000달러로 설정했다. 이는 오늘날 기준으로 약 35,000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당시 기준으로는 선수의 생계를 보장하는 수준이었다.
5. 시즌 팀 성적
6. 시즌 선수 성적
1) 타격 부문 리더
- 1885년 타격 부문에서는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 소속의 로저 코너(Roger Connor)가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그는 시즌 타율 .371을 기록하며 리그 전체에서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169안타를 기록해 최다 안타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 OPS(출루율+장타율)의 경우, 버펄로 바이슨스(Buffalo Bisons)의 강타자 댄 브루더스(Dan Brouthers)가 .951의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 OPS 타자로 등극했다. 브루더스는 뛰어난 선구안과 파워를 겸비한 타자로 당대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다.
- 홈런 부문에서는 시카고 화이트스타킹스(Chicago White Stockings)의 앱너 달림플(Abner Dalrymple)이 11홈런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당시에는 홈런 자체가 드문 시대였던 만큼, 두 자릿수 홈런은 매우 인상적인 성과였다.
- 타점 부문에서는 같은 팀 소속의 캡 앤슨(Cap Anson)이 108타점을 기록하며 타점왕에 올랐다. 캡 앤슨은 이미 여러 해 동안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타자로 이름을 알리고 있었고, 이 해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 득점 부문에서는 또 한 명의 시카고 선수인 킹 켈리(King Kelly)가 124득점을 올리며 타자 부문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만들어낸 선수로 기록되었다. 켈리는 타격뿐 아니라 주루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보인 선수로, 당시 팬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2) 투수 부문 리더
- 투수 부문에서는 시카고 화이트스타킹스의 에이스였던 존 클락슨(John Clarkson)이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었다. 그는 53승을 올리며 리그 최다승 투수가 되었고, 308탈삼진으로 탈삼진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또한 623이닝이라는 어마어마한 투구 이닝을 기록하며 체력과 지속성 면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다.
- 반면, 패전 부문에서는 보스턴 비니어스(Boston Beaneaters) 소속의 짐 휘트니(Jim Whitney)가 32패를 기록하며 가장 많은 패배를 떠안았다. 이는 당시 선발 투수가 매일같이 마운드에 올랐던 시대적 특성을 반영하는 기록으로, 반드시 능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팀 상황의 영향을 받은 결과로 해석된다.
- 평균자책점(ERA) 부문에서는 뉴욕 자이언츠의 팀 키프(Tim Keefe)가 1.58이라는 뛰어난 방어율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효율적인 투수로 평가받았다. 그의 정밀한 제구력과 변화구는 타자들에게 큰 위협이 되었다.
- WHIP(이닝당 허용 출루율) 부문에서는 디트로이트 울버린스(Detroit Wolverines)의 레이디 볼드윈(Lady Baldwin)이 0.920이라는 수치를 기록해 최저 WHIP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타자에게 거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의 경기 운영 능력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 세이브 부문은 오늘날처럼 공식적인 통계로 정착되지는 않았지만, 당시 세이브로 기록된 수치에 따르면 시카고 소속의 프레드 페퍼(Fred Pfeffer)와 에드 윌리엄슨(Ed Williamson)이 각각 2세이브를 기록하며 해당 부문에서 공동 1위에 올랐다.
7. 결론
1885년 내셔널리그는 단순한 시즌 그 이상이었다. 리그 구성의 변화, 경기 규칙의 진화, 장비의 발전, 그리고 선수 처우의 개선까지 야구의 근대화를 향한 여러 요소들이 집약된 시즌이었다. 특히 시카고 화이트스타킹스가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강력한 전력을 증명한 해였고, 이후 열린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도 주목받는 팀이 되었다. 오늘날 야구팬들이 즐기는 현대 야구의 모습은 이처럼 19세기 후반의 꾸준한 변화와 진화를 통해 만들어졌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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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Baseball-Reference.com, Retrosheet.org, Society for American Baseball Research (SABR), Wikipedia – “1885 Major League Baseball season”, 및 기타 미국 야구 역사 관련 공개 기록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