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0년] 내셔널리그(NL) 시즌 : 완벽함과 변화가 공존한 한 해
1880년은 내셔널리그가 창립된 이후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이한 해로, 5월 1일부터 10월 1일까지 8개 팀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1. 팀 변화와 시즌 일정
1880년 시즌 전 오프시즌 동안 내셔널리그에서는 몇 가지 중요한 팀 변동이 있었다. 신시내티 레즈(Cincinnati Reds)와 시러큐스 스타스(Syracuse Stars)가 리그에서 탈퇴했고, 대신 신시내티 스타스(Cincinnati Stars)와 우스터 우스터스(Worcester Worcesters)가 새롭게 참가했다. 그러나 신시내티 스타스는 이 시즌이 메이저리그에서의 유일한 시즌으로 기록된다.
이 시즌 내셔널리그는 총 8개 팀 체제를 유지하였으며, 각 팀은 7개의 상대 팀과 각각 12경기씩 총 84경기를 치르는 일정을 소화했다. 이 일정은 전 시즌에 도입된 형식을 계속 유지한 것이며, 1883년까지 이어졌다. 시즌은 5월 1일 모든 팀이 동시에 개막했고, 10월 1일에는 프로비던스 그레이스(Providence Grays)와 우스터 우스터스 간의 더블헤더로 막을 내렸다.
2. 규칙 변화와 경기 운영의 진화
1880년은 내셔널리그 경기 규칙과 운영에서도 중요한 변화가 이루어진 해였다. 팀 간 경기 일정 변경 시 더 이상 양 팀 간 합의만으로는 부족했고, 리그 소속 모든 8개 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새로운 규칙이 도입되었다. 이는 리그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또한, 한 경기에 동시에 9명 이상이 출전할 수 있었던 이전의 모호한 규정을 명확히 하여, 공식적으로는 9명까지만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수정하였다. 심판의 권한도 강화되어 이제 경기 불가 판정(볼이 불공정 투구 등으로 경기 불능 상태라고 판단하는 경우)은 심판만이 최종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비가 내릴 경우 심판은 경기 시작 시점을 기록해야 하며, 비가 30분 이상 계속될 경우 경기를 중단하도록 규정되었다. 이는 이전에는 팀 주장 요청에 의해서만 경기가 중단되던 것을 개선한 것이었다.
또한, 야구 경기에서 흥미로운 변화가 생겼는데, ‘워크오프 히트(walk-off hit)’ 개념이 도입되어 9회 말 또는 연장전 말에 공격 차례인 팀이 승리를 확정하면 경기가 즉시 종료된다.
볼넷에 관한 규정도 변화가 있었다. 기존 9개의 볼(ball)이 누적되어야 볼넷이 주어졌으나, 8볼로 볼넷 기준이 낮아졌다. 이로써 투수와 타자 간의 공정한 대결이 좀 더 빠르고 명확해졌다. 또한 포수의 역할에 관한 규정도 강화되었는데, 3번째 스트라이크가 땅에 닿기 전에 반드시 포수가 잡아야 삼진 아웃이 인정되도록 했다. 이는 경기 흐름을 원활히 하고 투수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기여했다.
3. 시즌 성적
이 시즌의 주인공은 단연 시카고 화이트 스타킹스(Chicago White Stockings)였다. 이 팀은 시즌 내내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리그 우승, 즉 페넌트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에는 현재와 달리 포스트시즌 경기가 없었기에 정규 시즌 성적이 최종 순위를 결정하는 전부였다.
4. 선수 성적
1880년 내셔널리그는 다양한 개인 기록과 선수들의 뛰어난 활약이 돋보인 시즌이었다. 시카고 화이트 스타킹스의 압도적인 팀 성적뿐 아니라, 각종 기록을 세운 선수들이 많았다. 특히 퍼펙트 게임을 기록한 리치먼드와 워드는 투수 부문에서 명성을 드높였다.
1) 타격 주요 기록
- 1880년 내셔널리그 타격 부문에서는 조지 고어(George Gore, 시카고 화이트 스타킹스)가 타율 0.360으로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그는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에서도 0.862로 리그 1위를 차지하며 뛰어난 공격력을 선보였다.
- 홈런 부문에서는 짐 오루크(Jim O’Rourke, 보스턴 레드 캡스)와 해리 스토비(Harry Stovey, 우스터 우스터스)가 각각 6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공동 선두에 올랐다.
- 타점(RBI) 부문에서는 캡 앤슨(Cap Anson, 시카고 화이트 스타킹스)이 74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 득점 부문에서는 아브너 달림플(Abner Dalrymple, 시카고 화이트 스타킹스)이 91득점으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안타 부문에서도 아브너 달림플이 126안타로 최다 안타 기록을 세웠다.
2) 투수 주요 기록
- 투수 부문에서는 짐 맥코믹(Jim McCormick, 클리블랜드 블루스)이 45승으로 다승 1위를 기록했다.
- 반면 윌 화이트(Will White, 신시내티 스타스)는 42패로 최다 패전 기록을 남겼다.
- 평균자책점(ERA) 부문에서는 팀 키프(Tim Keefe, 트로이 트로얀스)가 0.86의 매우 낮은 ERA를 기록하며 뛰어난 방어 능력을 과시했다.
- 탈삼진 부문은 래리 코코란(Larry Corcoran, 시카고 화이트 스타킹스)이 268개의 삼진을 잡으며 리그 선두에 올랐다.
- 투구 이닝 부문에서는 짐 맥코믹이 657.2이닝을 소화하며 시즌 내내 팀 마운드의 중심이 되었다.
- 세이브 부문에서는 리 치밍드(Lee Richmond, 우스터 우스터스)가 3세이브를 기록해 구원투수 역할을 맡았다.
-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에서는 팀 키프가 0.800으로 가장 효율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5. 두 번의 퍼펙트 경기
1880년 시즌은 야구 역사에서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 시즌에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이자 19세기에 유일하게 기록된 두 번의 완벽한 퍼펙트 게임(perfect game)이 나왔기 때문이다. 퍼펙트 게임은 한 명의 타자도 출루하지 못하고, 투수가 27명의 타자를 모두 아웃시킨 경기다. 이 놀라운 기록은 리치먼드(Lee Richmond)와 존 워드(John Ward)에 의해 단 5일 간격으로 달성되었다. 이 둘 사이의 5일이라는 간격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두 완벽한 게임 사이의 최단 기간으로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비교로, 다음 최단 기록은 2010년에 20일 간격을 두고 발생한 두 퍼펙트 게임이다. 이후 퍼펙트 게임은 24년이 지난 1904년에야 사이 영(Cy Young)에 의해 다시 한 번 나오게 된다. 이 기록들은 1880년 시즌의 야구 역사적 위상을 높여 주는 중요한 사건이다.
6. 1880년 시즌의 역사적 의미
1880년 내셔널리그 시즌은 단순한 경기 운영이나 기록의 나열을 넘어, 프로야구가 현대 스포츠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규칙의 명확화와 경기 일정의 체계화, 그리고 리그 운영 방식의 발전은 이후 메이저리그의 기본 틀을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되었다.
특히 완벽한 경기라는 역사적 기록은 당시 야구의 기술 수준과 경기력을 증명하는 동시에, 야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한 워크오프 히트 도입, 볼넷 규정 변경 등은 오늘날까지도 야구 경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들이다.
1880년은 내셔널리그가 야구를 단순한 지역 스포츠가 아닌 체계적인 프로 스포츠로 발전시키기 시작한 시기다. 팀 수 조정과 더불어 규칙과 경기 방식의 개선은 리그의 안정성과 팬들의 신뢰를 동시에 높였다. 이로 인해 내셔널리그는 점차 미국 최고의 야구 리그로 자리 잡아갔다.
이처럼 1880년 시즌은 야구 역사에서 기술적, 제도적 발전이 동시에 일어난 해로 평가된다. 우승 팀인 시카고 화이트 스타킹스의 활약, 그리고 두 번의 퍼펙트 게임 기록은 이 시즌을 특별하게 만든 요소들이다. 더불어 리그의 규칙 개정과 운영 방식 개선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현대 야구의 밑바탕을 마련하였다. 1880년 내셔널리그 시즌은 프로야구가 본격적으로 산업화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역사적 한 페이지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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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본 글은 Wikipedia의 ‘1880 Major League Baseball season’ 문서와 Baseball Almanac, SABR, heroesofbaseball.com 등 다양한 신뢰할 수 있는 출처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