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50: The War of '04] TUF(The Ultimate Fighter)의 서막, MMA 역사를 바꾼 예고편
1. 2004년 10월 22일, ‘UFC 50: The War of '04’
2004년 10월 22일, 미국 뉴저지 주 애틀랜틱시티의 트럼프 플라자(Trump Plaza)에서 ‘UFC 50: 04년의 전쟁(The War of '04)’이 개최되었다. ‘04년의 전쟁’이라는 부제처럼, 이 대회는 당시 종합격투기(MMA)의 새로운 흐름을 예고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단순히 흥미로운 매치업을 넘어, 훗날 UFC를 주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로 격상시킬 기념비적인 발표가 이루어진 밤이었기 때문이다.
주파(Zuffa, LLC)가 UFC를 인수한 이후, UFC는 지속적으로 이벤트의 규모와 질을 향상시키며 종합격투기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UFC 50은 이러한 노력의 결실 중 하나로, 9,000명의 관중을 동원하여 뜨거운 열기를 증명했고, 40,000건의 페이퍼뷰(Pay-Per-View) 구매 건수를 기록하며 당시 UFC의 성장세를 보여주었다. UFC 50의 숨겨진 의미와 그날 펼쳐진 격렬한 싸움들을 자세히 살펴보자.
2. UFC의 대변혁: ‘디 얼티밋 파이터(The Ultimate Fighter)’ 발표
UFC 50의 가장 중요하고 역사적인 순간은 바로 데이나 화이트(Dana White) 당시 UFC 사장이 새로운 리얼리티 시리즈 ‘디 얼티밋 파이터(The Ultimate Fighter, TUF)’의 제작을 공식 발표한 것이다. TUF는 다음 해 1월에 첫 방영을 시작하며 UFC와 종합격투기 전체의 지형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당시 UFC는 여전히 일부 주에서 합법화되지 않은 상태였고, 주류 스포츠 미디어의 관심도 부족했다. 주파의 퍼티타(Ferttita) 형제와 데이나 화이트는 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홍보 전략을 필요로 했다. 리얼리티 TV 쇼는 바로 그 해답이었다. TUF는 무명 선수들이 UFC 계약을 놓고 경쟁하는 과정을 담아내며, 일반 대중에게 종합격투기 선수들의 훈련과 삶, 그리고 UFC라는 단체를 더욱 깊이 이해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TUF를 통해 MMA는 비로소 대중에게 친숙한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으며, 이 쇼는 UFC를 파산 위기에서 구원한 결정적인 성공 요인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UFC 50에서 TUF의 제작 발표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이 대회가 단순히 그날의 이벤트가 아니라 미래의 UFC를 위한 중요한 ‘예고편’이었다는 의미를 부여한다.
3. 경기 결과 : 메인 카드(Main Card)
1) 라이트헤비급 : 티토 오티즈 vs 패트릭 코테
- [승] 티토 오티즈(Tito Ortiz)
- [패] 패트릭 코테(Patrick Côté)
- [결과] 판정승(전원일치)
- [시간] 3라운드 5:00
- UFC 50의 메인 이벤트는 전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티토 오티즈와 패트릭 코테의 대결이었다. 원래 이 경기는 오티즈와 베테랑 파이터 가이 메즈거(Guy Mezger) 간의 대결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메즈거가 뇌졸중과 유사한 증상으로 병원에 실려 가면서 경기에 불참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패트릭 코테가 언더 카드에서 메인 이벤트로 긴급 투입되었다.
- 티토 오티즈,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전원일치 판정승.
2) 미들급 : 리치 프랭클린 vs 호르헤 리베라
- [승] 리치 프랭클린(Rich Franklin)
- [패] 호르헤 리베라(Jorge Rivera)
- [결과] 서브미션(암바)
- [시간] 3라운드 4:28
- 리치 프랭클린 & 에반 태너, 미들급에서 인상적인 서브미션 승리.
3) 웰터급 : 맷 휴즈 vs 조르주 생피에르
- [승] 맷 휴즈(Matt Hughes)
- [패] 조르주 생피에르(Georges St-Pierre)
- [결과] 서브미션(암바)
- [시간] 1라운드 4:59
- 맷 휴즈, 생피에르(GSP) 상대로 극적인 1라운드 서브미션 승으로 웰터급 타이틀 획득.
4) 웰터급 : 프랭크 트리그 vs 헤나토 베리시모
- [승] 프랭크 트리그(Frank Trigg)
- [패] 헤나토 베리시모(Renato Verissimo)
- [결과] TKO(엘보우)
- [시간] 2라운드 2:11
5) 미들급 : 에반 태너 vs 로비 라울러
- [승] 에반 태너(Evan Tanner)
- [패] 로비 라울러(Robbie Lawler)
- [결과] 서브미션(삼각 초크)
- [시간] 1라운드 2:22
4. 경기 결과 : 언더 카드(Preliminary Card)
1) 미들급 : 이반 살라베리 vs 토니 프라이클런드
- [승] 이반 살라베리(Ivan Salaverry)
- [패] 토니 프라이클런드(Tony Fryklund)
- [결과] 서브미션(바디 트라이앵글)
- [시간] 1라운드 1:36
- 언더카드에서는 이반 살라베리의 보기 드문 바디 트라이앵글 서브미션이 돋보임.
2) 라이트헤비급 : 트래비스 루터 vs 마빈 이스트먼
- [승] 트래비스 루터(Travis Lutter)
- [패] 마빈 이스트먼(Marvin Eastman)
- [결과] KO(펀치)
- [시간] 2라운드 0:43
- 루터는 메인이벤트 예정이던 파트릭 코테의 대체 선수였음
5. 경기 내외의 교육적인 요소 : “온 더 매트(On The Mat)”
UFC 50에는 당시 UFC 이벤트에 포함되던 “온 더 매트(On The Mat)” 교육 에피소드도 있었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기무라 락(Kimura lock) 기술에 대해 시연하고 설명했다. UFC는 단순히 경기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격투기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여 팬들에게 더 깊이 있는 관전 경험을 제공하려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MMA가 단순한 난투가 아닌 기술과 전략이 중요한 스포츠임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기여했다.
6. 특별상 수상자들 : 강렬했던 순간들
UFC 50에서는 경기 결과와 별개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특정 선수들에게 특별상이 수여되었다. 이는 경기의 재미를 더하고 선수들의 활약을 인정하는 UFC의 방식이었다.
- 이달의 파이트(Fight of the Night) : 프랭크 트리그(Frank Trigg) vs. 헤나토 베리시모(Renato Verissimo)
- 이달의 녹아웃(Knockout of the Night) : 트래비스 루터(Travis Lutter)
- 이달의 서브미션(Submission of the Night) : 맷 휴즈(Matt Hughes)
이러한 수상 기록들은 2011년 10월에 출간된 UFC Encyclopedia에도 영구히 기록되었다.
7. UFC 50이 남긴 유산
‘UFC 50: 04년의 전쟁’은 ‘전쟁’이라는 부제처럼 치열한 경기들이 펼쳐졌지만, 그 무엇보다 ‘디 얼티밋 파이터’라는 획기적인 리얼리티 쇼가 발표된 역사적인 대회로 기억된다. 이 발표는 UFC가 겪고 있던 재정적, 대중적 어려움을 타개하고 MMA를 주류 스포츠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메인 이벤트의 드라마틱한 선수 교체, 기술 교육 비디오, 그리고 특별상 수상자들의 활약은 UFC 50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 대회는 줌마 시대의 UFC가 어떻게 끊임없이 혁신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으며 종합격투기를 성장시켜 나갔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UFC 50은 단순한 하나의 넘버링 대회가 아니라, MMA 역사에 거대한 전환점을 예고한 ‘예고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