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3년] 월드시리즈 : 애슬레틱스의 압도적인 우승과 역사적인 기록
1. 1913년 월드시리즈 개요
1913년 월드시리즈는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의 최고 권위를 다투는 챔피언십 시리즈이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10번째로 개최된 월드시리즈이며, 1913년 정규 시즌의 대미를 장식하는 중요한 이벤트였다. 이 시리즈는 아메리칸 리그(AL) 챔피언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Philadelphia Athletics)와 내셔널 리그(NL) 챔피언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가 맞붙었다. 경기는 10월 7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되었으며, 뉴욕의 브러시 스타디움(Brush Stadium)과 필라델피아의 쉬브 파크(Shibe Park)에서 경기가 열렸다 .
2.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AL) 대 뉴욕 자이언츠(NL)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는 코니 맥(Connie Mack) 감독이 이끄는 아메리칸 리그의 강팀이었다. 그들은 1910년과 1911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고, 이번 시즌에도 강력한 투수진과 안정적인 타선을 기반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였다. 특히 투수 에디 플랭크(Eddie Plank)의 활약은 팀의 중요한 축을 이루었다.
반면 존 맥그로(John McGraw) 감독이 지휘하는 뉴욕 자이언츠는 내셔널 리그에서 3년 연속으로 페넌트(pennants)를 획득한 저력 있는 팀이었다. 하지만 자이언츠는 1907년부터 1909년까지 3년 연속 월드시리즈에서 패배한 경험이 있었고, 이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Detroit Tigers)에 이어 두 번째이자 현재까지도 마지막으로 3년 연속 월드시리즈에서 패배한 팀으로 기록된다. 자이언츠의 크리스티 매튜슨(Christy Mathewson)은 당대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으로 명성을 떨쳤다.
3. 시리즈의 주요 경기들
1913년 월드시리즈는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의 4승 1패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시리즈의 흐름은 애슬레틱스 투수진의 우위로 이어졌다.
1) 1차전 :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6-4 뉴욕 자이언츠
- 1913년 10월 7일 화요일 오후 2시(동부시간), 뉴욕 맨해튼 브러시 스타디움
- 승리투수 : 치프 벤더(Chief Bender, 필라델피아, 1승)
- 패전투수 : 루브 마쿼드(Rube Marquard, 뉴욕, 1패)
- 홈런 : 홈런 베이커(Home Run Baker, 필라델피아, 1개)
- 1차전에서 홈런 베이커는 3안타로 3타점을 기록하며 A’s(애슬레틱스)의 중심 타자가 되었고, 그중 하나는 홈런이었다. 에디 콜린스도 3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3득점을 올렸다.
- 비록 치프 벤더는 4실점과 11피안타를 허용했지만, 끝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6–4 승리를 따냈다.
- 3회말 자이언츠가 먼저 점수를 올렸다. 프레드 머클이 선두 타자로 안타를 치고, 희생번트로 2루에 간 뒤, 래리 도일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 4회초, 에디 콜린스가 선두타자로 3루타를 치고, 베이커의 안타로 득점하며 애슬레틱스가 반격을 시작했다. 이어 내야 땅볼과 2루타 후, 월리 셍의 3루타로 두 점을 추가했다.
- 5회초, 베이커가 볼넷 이후 터진 투런 홈런으로 점수를 5–1로 벌렸다.
- 자이언츠는 5회말 반격했다. 두 개의 안타와 땅볼로 주자를 만든 뒤, 도일의 타구에서 나온 실책, 아트 플레처의 적시타, 조지 번스의 땅볼 타점으로 3점을 뽑아 5–4까지 추격했다.
- 8회 초, 애슬레틱스는 스터피 맥이니스의 적시 2루타로 닥 크랜달을 상대로 추가점을 얻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 2차전 : 뉴욕 자이언츠 3-0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 1913년 10월 8일 수요일 오후 2시(동부시간),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의 샤이브 파크
- 승리투수 : 크리스티 매튜슨(Christy Mathewson, 뉴욕 자이언츠, 1승)
- 패전투수 : 에디 플랭크(Eddie Plank,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1패)
- 매튜슨과 플랭크는 노련함과 기교를 겨루는 투수전을 펼쳤다.
- 점수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9회말, 자이언츠는 야구판의 ‘골라인 수비(goal-line stand)’를 방불케 하는 극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무사에 애슬레틱스는 아모스 스트렁크가 3루, 잭 배리가 2루에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다음 타자 잭 랩이 1루 쪽으로 땅볼을 쳤고, 그곳엔 투수이자 1루 수비로 나선 훅스 윌츠가 있었다. 윌츠는 공을 잘 잡아 홈으로 송구해 스트렁크를 아웃시켰다. 이제 배리는 3루, 랩은 1루에 있는 상황에서, 투수 에디 플랭크가 타석에 들어섰고, 또다시 윌츠가 땅볼을 잡아 홈으로 던져 슬라이딩하던 배리도 아웃시켰다. 이후 매튜슨이 다음 타자를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 10회초, 자이언츠는 드디어 침묵을 깨고 3점을 뽑아냈다. 선두타자 안타와 희생번트로 주자를 보낸 뒤, 매튜슨이 결승타를 쳐 1점을 올렸다. 이후 수비 실책과 몸에 맞는 공으로 주자가 만루가 되었고, 아트 플레처가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추가점을 냈다.
- 매튜슨은 10회말에도 애슬레틱스 타선을 막아내며, 연장전 완봉승을 완성했다.
3) 3차전 :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8-2 뉴욕 자이언츠
- 1913년 10월 9일 목요일 오후 2시(동부시간), 뉴욕 맨해튼 브러시 스타디움
- 승리투수 : 불렛 조 부시(Bullet Joe Bush,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1승)
- 패전투수 : 제프 테스로(Jeff Tesreau, 뉴욕 자이언츠, 1패)
- 홈런 : 월리 샹(Wally Schang,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1개)
- 에디 콜린스는 3안타 3타점을 기록했고, ‘불렛 조 부시(Bullet Joe Bush)’는 5피안타 완투승을 거두며 A’s(애슬레틱스)를 시리즈 리드로 이끌었다.
- 1회 초, 자이언츠의 투수 제프 테스로(Jeff Tesreau)는 1사 후 세 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했고, 마지막 안타를 친 홈런 베이커의 적시타로 1점을 먼저 내줬다. 이후 더블 스틸(이중 도루)과 삼진, 그리고 아모스 스트렁크의 땅볼에서 수비 실책이 나와 2점을 추가하며 A’s는 1회에만 3점을 뽑았다.
- 2회에는 에디 콜린스의 2타점 적시타로 A’s가 점수를 5–0으로 벌렸다.
- 자이언츠는 5회말에 첫 득점을 올렸다. 레드 머레이(Red Murray)가 볼넷으로 출루 후 도루, 수비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 래리 맥클레인(Larry McLean)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 7회초, 애슬레틱스는 콜린스의 3루타와 홈런 베이커의 적시타로 각각 1점씩 추가하며 리드를 7–1로 넓혔다.
- 자이언츠는 7회말, 틸리 셰이퍼(Tillie Shafer)가 선두타자로 2루타를 치고, 레드 머레이의 적시타로 홈을 밟아 1점을 추가했다.
- 8회초, A’s는 월리 셍(Wally Schang)이 닥 크랜달(Doc Crandall)을 상대로 홈런을 터뜨리며 마지막 점수를 올렸고, 경기는 8–2 A’s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4) 4차전 : 뉴욕 자이언츠 5-6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 1913년 10월 10일 금요일 오후 2시(동부시간),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의 샤이브 파크
- 승리투수 : 치프 벤더(Chief Bender,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2승)
- 패전투수 : 알 드마리(Al Demaree, 뉴욕 자이언츠, 1패)
- 홈런 : 프레드 머클(Fred Merkle, 뉴욕 자이언츠, 1개)
- 이번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홈팀이 승리를 거뒀지만, 원정팀인 자이언츠는 후반에 맹추격을 펼치며 경기를 접전으로 만들었다. A's의 월리 셍(Wally Schang)은 4타점을 기록했고, 팀은 시리즈에서 3승 1패로 앞서나가게 되었다.
- 1차전과 마찬가지로 치프 벤더(Chief Bender)는 고전했지만, 끝까지 마운드를 지켜 시리즈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 A's는 2회말 먼저 점수를 올렸다. 스터피 맥이니스(Stuffy McInnis)가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 희생번트로 2루까지 진루한 뒤, 잭 배리(Jack Barry)의 2루타로 홈을 밟아 1점을 선취했다.
- 4회말, 월리 셍의 적시타로 두 점, 그리고 치프 벤더의 땅볼에서 수비 실책이 나오며 또 한 점이 추가되어 A's는 4–0으로 앞섰다.
- 5회말, 2사 후 볼넷과 2루타로 기회를 만든 뒤, 월리 셍이 루브 마카드(Rube Marquard)를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6–0으로 점수를 벌렸다.
- 자이언츠는 7회초, 프레드 머클(Fred Merkle)이 3점 홈런을 날리며 첫 득점을 올렸다.
- 8회초, 조지 번스(George Burns)의 2루타와 틸리 셰이퍼(Tillie Shafer)의 3루타로 각각 1점씩 추가, 점수는 6–5까지 좁혀졌지만, 그 이후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5) 5차전 :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3-1 뉴욕 자이언츠
- 1913년 10월 11일 토요일 오후 2시(동부시간), 뉴욕 맨해튼 브러시 스타디움
- 승리투수 : 에디 플랭크(Eddie Plank,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1승 1패)
- 패전투수 : 크리스티 매튜슨(Christy Mathewson, 뉴욕 자이언츠, 1승 1패)
- 플랭크(Plank)는 자이언츠 타선을 단 2안타로 막아내며 애슬레틱스(A’s)를 승리로 이끌었고, 완봉승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5회에 본인의 수비 실책으로 실점하면서 완봉승은 무산되었다.
- A’s는 1회초, 1ㆍ3루 상황에서 홈런 베이커(Home Run Baker)의 희생 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렸다.
- 3회에는 베이커의 적시타와 스터피 맥이니스(Stuffy McInnis)의 희생 플라이로 2점을 추가, 점수는 3–0이 되었다.
- 자이언츠는 5회, 래리 맥클레인(Larry McLean)의 적시타로 1점을 뽑아내며 영봉패를 면했다.
- 이 경기는 A’s가 4년 사이 세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경기였다. 그들은 1910년과 1911년에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 크리스티 매튜슨(Christy Mathewson)은 자신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경기에서, 대학 시절 라이벌이자 훗날 함께 명예의 전당에 오른 에디 플랭크(Eddie Plank)에게 패했다.
4. 주요 선수들의 활약
애슬레틱스의 에디 플랭크는 시리즈를 승리로 이끄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의 안정적인 투구는 자이언츠 타자들에게 큰 어려움을 주었다. 특히 플랭크는 2차전에서 크리스티 매튜슨과 명승부를 펼쳤으며, 비록 패전투수가 되었지만 그의 투구 내용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플랭크와 매튜슨은 훗날 모두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전설적인 투수들이다. 이 시리즈는 매튜슨의 “백조의 노래(swan song)” 즉, 마지막 월드시리즈 등판 경기가 되었고, 그는 플랭크에게 패배하였다. 애슬레틱스에는 프랭크 베이커(Frank Baker), 치프 벤더(Chief Bender), 에디 콜린스(Eddie Collins) 등 훗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 자이언츠 역시 루브 마쿼드(Rube Marquard)와 크리스티 매튜슨 등 전설적인 선수들이 있었다.
5. 월드시리즈의 역사적 의미
1910년과 1911년에 이은 이번 우승으로, 애슬레틱스는 월드시리즈를 세 번 우승한 최초의 팀이 되었다.
자이언츠는 1906~1908년의 시카고 컵스 이후, 내셔널리그에서 처음으로 3년 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한 팀이 되었으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1907~1909)에 이어 세 번 연속 월드시리즈에서 패한 두 번째 팀이 되었고, 지금까지도(2025년 기준) 그 기록을 이어가는 마지막 팀이다.
이번 시리즈는 훗날 오클랜드와 샌프란시스코로 연고지를 옮긴 두 팀의 지역 라이벌 구도의 시작점이기도 했다. 이 두 팀은 1989년 월드시리즈에서 다시 맞붙었고, 그 시리즈는 3차전 직전 발생한 대지진으로 유명하다. 당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4연승(스윕)으로 자이언츠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