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13: The Ultimate Force] 전설의 서막을 알린 ‘궁극의 힘’ 대회
1997년 5월 30일, 미국 조지아주 어거스타의 어거스타 시민회관에서 개최된 ‘UFC 13: 디 얼티밋 포스’(UFC 13: The Ultimate Force)는 UFC 역사상 중요한 전환점 중 하나로 기억된다. 이 대회는 UFC 12에 이어 두 번째로 두 개의 독립적인 토너먼트를 진행했으며, 훗날 UFC의 전설로 자리매김할 두 명의 파이터가 옥타곤에 처음으로 발을 들였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약 5,100명의 관중이 현장을 찾아 이들의 탄생을 지켜보았다. 당시 UFC는 여전히 정치적 압력과 규제 속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었지만, UFC 13은 잠재력 있는 새로운 얼굴들을 세상에 드러내며 이종격투기의 미래를 밝게 비추었다.
1. 두 개의 토너먼트 : 헤비급과 라이트급의 공존
UFC 13은 UFC 12에서 처음 시도했던 헤비급(200파운드 이상)과 라이트급(200파운드 미만)이라는 두 개의 4인 토너먼트 형식을 유지했다. 이는 모든 체급의 선수들이 뒤섞여 싸우던 초기 UFC의 방식을 벗어나, 더욱 체계적이고 공정한 스포츠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중요한 단계였다. 각 토너먼트에는 4명의 선수가 참가해 준결승과 결승을 거쳐 최종 우승자를 가렸다. 이와 함께 2개의 얼터네이트 경기(대체 경기)와 1개의 슈퍼파이트 매치가 추가로 진행되어 대회의 볼륨을 더했다.
1) 라이트급 토너먼트
오티즈는 대체 선수로 결승에 진출하였다.
2) 헤비급 토너먼트
3) 헤비급 일반경기
2. 전설의 탄생 : 랜디 커투어와 티토 오티즈의 UFC 데뷔
UFC 13은 훗날 이종격투기 역사에 길이 남을 두 명의 전설적인 파이터가 UFC 무대에 처음으로 등장한 대회로 가장 크게 기억된다.
- 랜디 커투어(Randy Couture)의 헤비급 토너먼트 우승 : 랜디 커투어는 올림픽 레슬링 출신으로, UFC 13 헤비급 토너먼트를 통해 UFC에 데뷔했다. 그는 이 대회에서 압도적인 레슬링 실력과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토너먼트를 제패하며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커투어는 이후 UFC 역사상 최초로 두 체급(헤비급,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에 오르고, UFC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등 전설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그의 등장은 UFC의 미래를 바꾼 중요한 사건이었다.
- 티토 오티즈(Tito Ortiz)의 라이트급 대체 선수 데뷔 : ‘헌팅턴 비치 배드 보이(Huntington Beach Bad Boy)’ 티토 오티즈 역시 UFC 13에서 UFC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라이트급 토너먼트의 대체 선수로 출전하여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오티즈는 이후 라이트 헤비급에서 챔피언에 오르고 오랜 기간 UFC의 슈퍼스타로 군림하며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 또한 UFC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UFC 13에서 이 두 인물이 처음으로 옥타곤에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대회는 UFC 역사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이들은 단순한 파이터를 넘어, UFC의 대중화와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3. 슈퍼파이트 : 비토 벨포트 vs 탱크 애벗
메인 이벤트에 준하는 슈퍼파이트 매치에서는 UFC 12에서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던 비토 벨포트(Vitor Belfort)와 인기 파이터 탱크 애벗(Tank Abbott)이 맞붙었다. 벨포트는 이 경기에서 탱크 애벗을 상대로 녹아웃 승리를 거두며 자신의 강력한 타격 능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이 경기는 ‘회고적’으로 선정된 녹아웃 오브 더 나이트(Knockout of the Night) 수상작이기도 하다. 벨포트의 이 승리는 그가 UFC의 차세대 스타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4. 대회 결과 및 ‘백과사전’ 선정 경기들
UFC 13은 총 9경기가 치러졌으며, 8개 토너먼트 경기 외에 1개의 슈퍼파이트가 포함되었다.
- 슈퍼파이트 : 비토 벨포트 승리 vs 탱크 애벗 (TKO - 펀치)
- 헤비급 토너먼트 결승 : 랜디 커투어 승리 (판정)
- 라이트급 토너먼트 결승 : 가이 메츠거 승리 (서브미션)
2011년 출간된 UFC 백과사전(UFC Encyclopedia)에서는 UFC 13에서 펼쳐진 몇몇 경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회고적’으로 특별한 상을 수여했다.
-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Fight of the Night) : 가이 메츠거 (Guy Mezger) vs 티토 오티즈 (Tito Ortiz)
- 녹아웃 오브 더 나이트(Knockout of the Night) : 비토 벨포트 승리 vs 탱크 애벗
- 서브미션 오브 더 나이트(Submission of the Night) : 가이 메츠거 승리 vs 티토 오티즈
이는 당시 대회의 중요성과 선수들의 인상 깊은 활약을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5. 기타 흥미로운 사실들 : 토니 할메와 브루스 버퍼의 귀환
- 토니 할메(Tony Halme)의 UFC 데뷔 : UFC 13은 과거 WWF(현 WWE) 프로레슬러였던 토니 할메(루드비그 보가)의 유일한 UFC 경기 출전 대회이기도 했다. 그는 짧은 이종격투기 경력을 가지고 있었고, 이 대회에서 주목할 만한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 브루스 버퍼(Bruce Buffer)의 복귀 : UFC 팬들에게는 익숙한 옥타곤 아나운서 브루스 버퍼가 UFC 13에서 옥타곤 아나운서로 다시 돌아왔다. 그는 UFC 10에서 처음 데뷔한 이후 UFC 12에서 리치 고인스에게 자리를 내주었다가 다시 복귀하여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It's Time!’을 외치기 시작했다.
6. UFC 13의 유산 : 미래를 위한 투자
‘UFC 13: 디 얼티밋 포스’는 단순한 격투 대회를 넘어, UFC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투자와도 같았다. 체급별 토너먼트 형식은 스포츠로서의 균형과 공정성을 더욱 강화했고, 랜디 커투어와 티토 오티즈라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슈퍼스타들을 발굴했다. 비토 벨포트와 같은 기존 스타의 강렬함도 지속되었다.
이 시기 UFC는 여전히 미디어와 정치권의 압력 속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UFC 13은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히 대회를 개최하고, 규정을 개선하며,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 대회는 이종격투기가 단순히 잔인한 싸움이 아닌, 전략과 기술, 그리고 강인한 정신력이 요구되는 진정한 스포츠로 나아갈 수 있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단계였으며, 훗날 MMA가 세계적인 스포츠 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필수적인 초석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