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7년] 내셔널리그(NL) 시즌 : 불신의 시대를 넘어
1877년은 내셔널리그(NL)가 창설된 1876년 이후 두 번째 시즌으로, 리그 구조와 규정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은 시기이다. 이 시즌은 팀 구성 변화, 규칙 정비, 그리고 최초의 도박 스캔들까지 겹쳐 ‘성장과 혼란’이 공존한 시기로 평가된다.
1. 팀 구성과 경기 일정
1877년 내셔널 리그는 전년도 출범 당시 8개 구단에서 뉴욕 뮤추얼스와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가 탈퇴하며 6개 구단이 참여했다. 참가 구단은 보스턴 레드 캡스, 루이빌 그레이스, 하트포드 다크 블루스(브루클린으로 이전), 세인트루이스 브라운 스타킹스, 시카고 화이트스타킹스, 신시내티 레즈이다.
각 구단은 정규 시즌 동안 상대 구단과 각각 12경기씩 총 60경기를 소화했고, 이는 당시로선 최초로 리그가 직접 일정 관리를 책임진 시즌이기도 했다.
2. 규칙 개정과 제도 정비
- 1877년은 여러 야구 규칙이 현대에 가까운 형태로 개정된 해이기도 하다. 우선, 리그가 일정 체계를 주도하며 ‘경기 거부 시 퇴출’ 규정을 처음 도입했다.
- 배터 박스 위치가 홈 플레이트 중심으로 이동되었고, 공이 땅에 맞고 굴러갈 경우에도 파울과 페어를 명확히 구분하는 규칙이 도입됐다.
- 또, 캔버스 베이스(15인치 정사각형)와 홈 플레이트가 공정 구역에 포함되는 구조도 이때 확립되었다.
- 걸음 대신 질주해야 하는 주자의 이동 규정, 주자와 수비수가 동시에 베이스 경로에 있을 경우 주자 아웃 판정도 이 시기에 규정화되었다.
3. 시즌 성적 : 보스턴 Red Caps의 우승
4. 주요 선수 성적
1) 타격 부문 리더
1877년 시즌의 타격 부문에서는 보스턴 레드 캡스(Boston Red Caps) 소속의 디컨 화이트(Deacon White)가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다.
- 타율(AVG) : 디컨 화이트는 타율 0.387을 기록하며 리그 타율 1위에 올랐다. 이는 당시의 리그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뛰어난 컨택 능력을 보여준 결과였다.
- OPS(출루율 + 장타율) : 역시 디컨 화이트가 .950의 OPS를 기록하여 이 부문 선두를 차지했다. 그는 출루와 장타 모두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며 팀 공격의 중심 역할을 했다.
- 홈런(HR) : 신시내티 레즈(Cincinnati Reds)의 립 파이크(Lip Pike)가 단 4개의 홈런으로 리그 홈런왕이 되었다. 이 시기는 홈런이 흔치 않았던 시대였음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 타점(RBI) : 디컨 화이트는 49타점을 기록하며 이 부문에서도 리그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그의 클러치 상황에서의 생산성을 잘 보여주는 수치다.
- 득점(R) : 짐 오루크(Jim O'Rourke)는 68득점으로 리그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시즌 내내 뛰어난 출루 능력과 주루 플레이를 바탕으로 공격 흐름을 이끌었다.
- 안타(H) : 디컨 화이트는 시즌 103안타를 기록하며 최다 안타 부문에서도 선두를 달렸다. 한 시즌 100안타 이상은 당시 기준으로 매우 뛰어난 기록이다.
2) 투수 부문 리더
1877년 시즌의 투수 부문에서는 보스턴의 에이스 투수였던 토미 본드(Tommy Bond)가 거의 모든 주요 지표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남겼다.
- 다승(W) : 토미 본드는 무려 40승을 거두며 리그 다승왕에 등극했다. 이는 시즌 대부분의 경기를 책임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당시 ‘완투 투수’의 상징적인 수치이기도 하다.
- 패배(L) : 패전 부문에서는 짐 데블린(Jim Devlin, 루이빌)과 테리 라킨(Terry Larkin, 브루클린)이 나란히 25패를 기록했다. 이는 두 투수가 많은 이닝을 던졌고, 팀 상황에 따라 승패의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았음을 나타낸다.
- 평균자책점(ERA) : 토미 본드는 2.1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펼친 투수로 평가되었다.
- 탈삼진(K) : 본드는 170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탈삼진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그가 단순히 이닝만 많이 소화한 것이 아니라,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를 지녔음을 증명하는 기록이다.
- 이닝(IP) : 짐 데블린은 559이닝을 던지며 이 부문에서 단연 압도적인 기록을 남겼다. 시즌 대부분의 경기를 혼자 완투한 결과로, 당시 선발 투수의 역할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준다.
- 세이브(SV) : 캘 매크비(Cal McVey, 시카고)는 2세이브를 기록하며 구원 투수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시에는 세이브 개념이 명확하지 않았지만, 중요한 순간 마운드를 지킨 사례로 기록된다.
-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 토미 본드는 1.086의 WHIP를 기록하며 이 부문에서도 리그 1위에 올랐다. 이는 타자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억제한 투수였다는 증거다.
5. 시즌 중 주요 사건 및 등장 인물
이 시즌은 음주, 경기 거부, 도박 등 부정 행위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한 시기로도 기록된다. 경기 거부 시 즉시 리그 퇴출이 명문화되었고, 보스턴에서는 홈 플레이트에 처음 ‘캔버스 베이스’를 도입했다.
포수의 마스크 착용은 혁신적 변화로, 시러쿠스의 피트 호털링이 최초로 사용한 사례로 기록되었고, 이는 이후 급속도로 퍼졌다.
도박 스캔들은 허드빌리아 첫 대형 사건으로, 루이빌 그레이스의 선수 네 명이 게임 조작에 가담해 영구 제명되었으며, 팀 자체도 해체되었다. 이는 리그가 정직성과 신뢰를 지키기 위한 단호한 대응으로 평가된다.
6. 리그 외적 변화 : 국제 협약과 연맹 구성
1877년 봄 리그 회의에서는 국제 어소시에이션(IA)과의 협약으로 IA 소속 6개 클럽과 경기권, 수익 분배 방식을 조율했다. 이를 통해 NL은 국제적 구조 속에서 상호 계약 보호와 선수 이탈 방지를 꾀했다.
시즌 전 중미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IA와 NL은 “국가적 약속(National Agreement)”으로 상호 규칙 통일과 분쟁 해결 방식을 마련하였다.
7. 역사적 의미와 정리
1877년 시즌은 프로야구의 제도화와 신뢰 회복, 규칙 현대화, 그리고 조직적 대응을 상징하는 중요한 전환기이다. 도박 스캔들로 리그는 정직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으며, 경기 운영 방식과 규칙 표준화를 통해 체계를 강화했다.
보스턴 레드 캡스의 챔피언 등극, 주요 선수들의 뛰어난 성과, 포수 마스크 도입과 규칙 혁신 등은 그 자체로 리그의 성숙 과정을 잘 드러낸다. IA와의 협약은 NL이 단순한 지역 리그가 아니라 국가급 리그로 성장하는 기반을 다진 사건이다.
1877년 내셔널 리그 시즌은 프로야구가 단순한 경기 모임을 넘어 제도화된 스포츠 산업으로 성장하는 첫 단계를 상징한다. 조직적 경기 운영, 시스템화된 규칙, 공정성 확보 노력은 오늘날 MLB의 뿌리가 되었으며, 이후 미국 스포츠 산업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시즌의 성공과 실패는 야구의 역사에 길이 남을 중요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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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 글은 1877 Major League Baseball season 위키피디아 및 SABR, Baseball Almanac, Infogalactic, Baseball Awards 등 다양한 2차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되었다.
